억만장자들의 영원으로 떠난 여행 타이탄’이란 이름의 이 5인용 잠수정은 미 해저탐사 업체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 소유로 캐나다 뉴펀들랜드 세인트존스를 출발, 대서양 해저 4000m 지점에 가라앉은 타이타닉호 선체를 구경하는 8일짜리 관광 상품으로 연 1~2차례 운영해 왔다. 이 관광 상품 비용은 1인당 25만 달러(3억 4000만 원)에 달한다. 앞서 18일 관광을 떠난 타이탄은 출발 1시간 45분 만에 지상 본부와 교신이 끊어진 상태다.
억만장자들의 영원으로 떠난 여행 '타이타닉' 호를 찾아서
심해 밑바닥으로 떠난 여행, 갑부드의 극한 체험 여행은 수억 원을 낸 목숨 건 여행이 되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발견된 잔해가 잠수정 내부 폭발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타이탄이 실종 당일 바로 폭발했는지, 아니면 그 후 폭발했는지 구체적인 시점은 알기 어렵다고 전했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22일(현지 시각) 타이타닉호 주변에서 발견된 타이탄의 잔해물을 발견해, 탑승자 5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잠수정 운영업체 오션게이트도 성명을 통해 타이탄 탑승자 5명의 사망 사실을 밝혔다.
111년 전과 닮은 비극 영화 타이타닉과 유사
북대서양 수심 4000m 아래로 1912년 침몰한 대형 여객선 타이태닉호를 보러 갔던 심해(深海) 관광 잠수정 타이탄이 자취를 감춘 지 나흘째인 21일(현지 시각) 수색·구조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이날 “코네티컷주 면적(서울의 24배)만큼 훑으며 모든 가용 자원을 총동원했다.
1인당 비용이 25만 달러(약 3억 2000만 원)인 ‘타이탄’의 관광 계약서엔 “탑승 시 장애·부상·트라우마·사망에 이를 수 있다”라고 적혀 있었다. 최첨단 조명과 수중 음파탐지기(SONAR·소나) 같은 장치는 있어도 모선(母船)과 연결하는 케이블 등 안전장치는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고 한다.
억만장자 갑부들의 극한 체험 관광잠수정 '타이탄'
수심 4000m까지 내려가는 유인 잠수정은 타이탄을 비롯해 세계에 5개뿐이다. 핵잠수함이 보통 수심 300~400m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500~700m 정도가 한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초소형 잠수함에 몸을 맡기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 수 있다. BBC는 “타이탄이 발견되더라도 구조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유인 잠수함은 사실상 없고, 미 해군이 보유한 최첨단 무인 잠수정이 구조 작업을 수행 가능하다”라고 전했다.
억만장자들의 안타가운 비극 '타이탄' 탑승 5명 전원사망
지난해 7월 타이태닉 잔해 탐사를 다녀온 미국 애니메이션 ‘심프슨’ 작가 마이크 라이스는 “위험에 대해 명확한 경고를 받았다. 사망할 수 있다고 인지하고 잠수정에 탔다”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이 같은 ‘목숨 건 관광’은 비용까지 비싸 대중적 인기를 끌지는 못한다. 하지만 평범한 취미론 만족하지 못하는 일부 최상위 갑부들 사이에선 이 같은 ‘익스트림(extreme·극한) 관광’ 붐이 이는 상황이다.
‘쇼크(shock·충격) 관광’ ‘고위험 관광’이라고도 불린다. 목숨이 위협받을 정도로 위험하거나 일반인의 접근이 극도로 어려운 장소로 가서 극단적 위험을 무릅쓴 활동을 하는 여행을 가리킨다. 온갖 전문 기술과 인력이 동원되고, 소수 정예로 운영되기 때문에 수억 원을 내야 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도 시장 규모는 매년 두 자릿수씩 성장해, 2032년엔 6000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WSJ은 전했다.
억만장자 갑부들의 극한 체험 관광잠수정 '타이탄'
수심 4000m까지 내려가는 유인 잠수정은 타이탄을 비롯해 세계에 5개뿐이다. 핵잠수함이 보통 수심 300~400m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500~700m 정도가 한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초소형 잠수함에 몸을 맡기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 수 있다. BBC는 “타이탄이 발견되더라도 구조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유인 잠수함은 사실상 없고, 미 해군이 보유한 최첨단 무인 잠수정이 구조 작업을 수행 가능하다”라고 전했다.
대표적인 극한 관광으론 우주 무중력 체험이 꼽힌다. 스페이스 X·블루오리진·버진갤럭틱 등 민간 우주 회사들이 판매하는 우주 무중력 체험은 10분 안팎에 5억 원 정도가 드는데 각국 부호 수천 명이 예약 대기 중이다. 지구 상공 400㎞에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 방문 상품은 1인당 600억 원이 넘는다. 이 기세를 몰아 ISS에 440명 수용 규모의 우주 호텔을 짓는 계획까지 추진되고 있다. ‘타이탄’에 탑승한 항공기 회사 회장 하딩은 지난해 블루오리진의 유인 우주관광여행 탑승자이기도 했다.
명품과 최고급 집·차 등 모든 것을 소유한 ‘수퍼리치(최상위 부자)’들 사이에선 누가 더 희소하고 특별한 경험을 했는지가 차별화 요인인데, 이런 여행이 그 수요를 충족시켜준다고 한다. 극지방 관광이나 위험지대 여행도 인기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남극대륙 탐사·관광객 수는 1993년 6500명에서 2019년 5만 6000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연 10만 명으로 폭증할 전망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스키 타기, 잠비아·짐바브웨 빅토리아 폭포의 가장 위험한 ‘악마의 웅덩이’에서 수영하기, 니카라과의 활화산 오르기, 멕시코 해안 상어 떼와 수영 등 점점 더 위험한 상품이 끝없이 개발된다.
한편에선 자기만족을 위한 극한 체험에 거액을 탕진하는 갑부들의 행태에 대한 비난 목소리도 나온다. 티머시 스나이더 예일대 역사학과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과거 부자들은 공동체의 발전을 고민했다. 지금의 갑부들은 우주여행이나 영생 프로젝트 등 이기적인 목표에만 골몰한다”라고 했다.